일상속에서

협상

pa5355 2017. 12. 5. 16:53

 님의 사연에 대해 의견이 극과 극으로 갈리겠네요.

하지만, 감정적으로 답하는 의견에 대해서는 님 역시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말아야할 것 같습니다.

이혼은 현실입니다.

지금 당장 싫은 것을 피한다고해서, 님이 원하는 것을 얻게 되지는 않을 겁니다.

 

님 글의 내용을 보면, 아내와의 갈등 원인이 대개 가사참여부분이에요.

아내가 사회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이 가사에 참여 못하는 원인이기도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님 아내는 가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에요.

 

님 글을 남녀를 뒤바꿔 써주면 이해가 아주 쉬울 것 같습니다.

 

[ 업무도 바빠서 모임이라도 가지 않았으면 하는데 남편은 사회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참석해야 한다고 합니다.

주로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저에게는 전부입니다.

아이 밥을 먹이고 목욕시키고 집안일을 하고 거의 9할을 제가 합니다.

 

남편도 집안일이 눈에 보일 때는 하는 사람입니다.

다만 원래 집안일이란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어서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살고 있습니다.

남편이 이렇게 바쁜 것은 지금까지 2년동안 계속되어 왔습니다.

주중 5일에 많을 경우는 5일 모두 11시가 넘어 들어온적도 있습니다.

일이 바빠서 어쩔 수 없다 미안하다고 말하는 남편에게 이제는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합니다. 진짜 미안한지 아닌지도 이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남편도 이제 지친것 같습니다. 원래 사람들과 모임을 좋아하고 이게 최선을 다해서 들어오는 것이라고 말을 하는데 제가 구속을 하는 것인지 남편도 이제는 시간을 정해서 집에 들어오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너무도 많이 싸워서 아이도 아빠를 찾지 않습니다.

 

갈등의 요지는 모임입니다. 제 입장은 매번 업무로 바쁘면서 모임까지 챙기는 것은 무리이다라고 주장하고 남편은 업무가 바쁜 건 바쁜거고 모임도 사회생활 연장으로 나가야만 한다고 합니다.

 

집에 돌볼 가정이 있고 아이도 있어서 바쁜건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지금 이 상황이 안정이 될 때 까지만 모임을 좀 포기해 줄 수 없냐고 물었습니다.

남편의 대답은 그렇게까지 내 개인시간을 희생하면서까지 들어올 수 없다고 합니다.]

 

 

.... 이해가 가시나요?

수많은 맞벌이여성들이 남편에 대해 하소연하고 절망하다가 포기하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님 사연이 특별하지 않아요.

여자이니까 무조건 사회생활을 포기하고 가사를 완벽하게 해야한다는 생각만

빼버리지면, 일반적으로 많은 여성들이 남편에 대해 갖는 마음과 그다지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다른 여자들도 겪지 않은 일을, 님이 겪는 게 아니란 거죠.

그럴 때 여자들이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서 택하는 방법을, 님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점은... 역시나 너는 여자니까 다른 여자들이 하는 식으로 살아야한다

생각을 앞세우고 있지 않나 합니다.

 

남편이 가사에 참여를 안한다고 여자들이 바로 이혼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여자가 경제적 능력이 없어서이기 이전에 애 때문인 게 크죠.

 

저는 님에게 묻고 싶네요. 님이 정말 원하는 게 뭔지.

A) 아내가 무조건가사에 나와 똑같이 참여하길 원한다.

B) 가정을 지키고 아이가 부모 아래서 양육되고 평화롭게 살길 원한다.

 

님은 B를 원한다고 하겠죠. 그런데 글을 보면 A를 우선시합니다.

이게 바로 그 가정이란 함정 안에 있는 사람의 문제에요.

왜냐면 그 안에 있으면 장기적인 생각보다는 당장의 것이 눈에 보이고

화가 나고 억울한 마음도 크고 상대가 미워져서 어떤 방법을 취하는 게 싫어요.

 

그게 상대방을 이롭게 할 것 같아서죠.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못하는 게 협상’‘타협이에요.

모 아니면 도로 나가는 경향이 큰데, 다 얻으려다가 다 잃는 결정인데도

그걸 택하려고 한다는 겁니다.

이건 바로 감정이 앞서서에요.

감정 앞세워서 실제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는데도 파토를 내고,

자기는 적어도 상대에게 이익을 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득의양양하고

자기가 하나도 이득을 못 본 것은 신경도 안쓴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상대와 타협했다는 것을 아주 안 좋게 보는 경향이 크고

상대와 타협해서 뭔가를 얻어내는 걸 졌다고 보기도 합니다.

님도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내가 가사일을 9할 한다.

-아내는 거의 안한다.

-아내는 사회생활에서 하나도 양보할 생각이 없다

-나는 사회생활을 어느 정도 포기하고 가사일에 참여하길 원한다.

 

님은 여기에서 아내가 나쁘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아내분은 기본적으로 가사일을 싫어하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이것에 적응할 마음도 전혀 없습니다. 이게 나쁘다고 보는 게 남편분 생각이고, 그래서 아내는 나쁘다고 보고

그것에 대해 끝없이 싸우고 있어요.

 

마음만 있으면 할 수 있는데, 자기 일을 양보할 생각도 없고 가사에 참여할

생각도 없다.

 

이렇게 못 박고 계속 아내를 닦달하고 있다는 겁니다.

아내가 잘못 됐으니 바로 잡기 위해 닦달하는 건 정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문제는... 아내분은 하기 싫은 가사일을 하라고 끝없이 닦달하는 남편에게

정도 떨어지고, 가사일이 기다리는 가정에 들어가고 싶지도 않게 됐단 겁니다.

 

님이 아내를 닦달해서 과연 얻고자사는 가사분담을 얻어낼 가능성이 있을까요?

아뇨. 힘들 겁니다.

님은 인정 안하고 싶겠지만, 죽어도 가사일을 하기싫은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그게 여자라는 이유로 무조건 해야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남자들은 가사일 핑계로 사회생활, 회사일에서 쉽게 열외를 할 수 있나요?

여자들도 그게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내분은 지금 한창 사회생활이 피크에 오른 상황인 듯해요.

이때 아내분을 도와줄 생각은 전혀없나요?????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가정에 따라 더 많이 변해야하는 집도 많습니다.

경찰로서 최고 간부급에 오른 여자분은, 애만 낳았을 뿐, 아이를 키워본 적도 없고

가사일을 해본 적도 없다고 전에 인터뷰에서 말하더군요.

다 시어머니께서 도와주셔서 세 아이를 키워주셨다고요.

그 아이들 너무 잘 자랐어요.

그 여자분이 가사일에 헌신적인 여자였다면 그런 직위까지 못 올랐을테고

그것이 세 아이에게 꼭 좋은 일이었을지요?

 

-아이가 1명있고 5살입니다. 부부간에 제대로 된 대화를 듣고 자라지 못해 말이 많이 느립니다.

-너무도 많이 싸워서 아이도 엄마를 찾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잘못되 가고 있는 것은 아이가 부모의 싸움을 보고 초조해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주양육자의 입장에서 마음의 평정을 얻지 못하니 아이도 그 영향을 받아가는것 같습니다.

 

님 아이에게서 저런 엄마를 없애버리면 아이가 말도 잘하고 안정적이 될 거 같습니까?

아이는 부모가 항상 싸우고 다툼하는 것, 집안 분위기가 냉냉한 거 다 압니다.

아이는 두 분이 화목한 걸 바라지, 엄마가 집안일을 열심히하는 걸 바라지 않아요.

물론 아빠가 열심히 하는 것도 바라지 않고요.

아이는 누가 청소를 열심히 하고 음식을 만드는지 관심 없습니다.

아이에게는 두 분이 화목한 게 가장 중요한 겁니다.

 

이제 두분은 협상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은 아내분이 아니라 남편분입니다.

님의 요구사항을 줄이세요.

 

우선, 가정 화목에 아무 짝에도 도움이 안되는 가사분담을 없애라는 겁니다.

가사일이 아내가 꼭 해야하는 것도 아니고 남편이 꼭 해야하는 것도 아닙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건 사는 겁니다.

도우미를 쓰세요.

도우미 안 쓰면서 내가 이걸 다 하니 너도 다 해라고 고집하는 데서부터 갈등이

시작된 거 아닙니까?

도우미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까워 마세요.

그걸로 가정의 평화를 사는 겁니다.

 

니가 안 하니까 내가 도우미까지 고용하잖아!” 이렇게 말하면 안됩니다.

이 일은 니가 다 해야하는데 니가 안하니 다른 사람 쓴다.

이런 식으로 말하면 결국 아내의 죄책감을 불러일으키고, 결국 이혼으로 갑니다.

아내분이 전업주부면서 안하는 게 아니잖아요.

 

이건 당신에게 맞지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 일인데, 여자라는 이유, 아내라는 이유로

당연히 해야한다고 한 것이 잘못이란 걸 알았다.

이제부터는 당신에게 집안일에 대해 요구하지 않겠다.

당신이 좋아하는 사회일에 비중을 더 두는 것을 인정하겠다.“

여기까지만 하세요.

 

이건 님이 지는 것이 아닙니다.

아내의 몫이어야한다고 우기고 지우려고 했던 가사일의 짐을 돈 주고 전문가에게

맡기는 걸로 타협하는 겁니다.

그러면 님이 귀가하면 청소된 집안을 보게 될 거고 화도 사라집니다.

반찬도 사다 먹으세요. 밑반찬과 주요반찬만 사먹어도 요리 시간이 확 줄어듭니다.

이렇게 하면 아내 일이 줄어드는 것보다 님의 일이 줄어듭니다.

화낼 일이 확 줄어요. 만족도가 올라가고요.

그리고 그 에너지를 아이에게 쏟으세요.

 

가사일이 자기 몫이 아니게 되면, 아내분이 더 많이 밖에서 나돌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 중에는요, 누가 뭐해라, 이거해라, 저거해라이런 말 들으면

더 하기 싫은 사람들이 있어요.

저도 그런 유형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누가 시키면 하기 싫어요. 더 강요하면 더더 하기 싫어요.

나중에는 정말 꼴도 보기 싫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다룰 때는, 그 사람이 하기 싫어하는 걸 절대 강요하거나

말로라도 권유하지 않는 겁니다.

 

님 아내도 가사일이 어떤 건지 다 알아요.

문제는 그걸 당연히 아내가해야한다고 못 박고 계속 요구하는 것이 끔찍하게 싫은 겁니다.

싫으니 더더욱 사회생활로 눈을 돌리는 거에요.

집에 빨리 안 들어가야 하니까!

빨리 들어가면 올타구나 하고 이거해라 저거해라 마구 시키니까.

본인이 자발적으로 할 기회를 주지도 않고, 기다려주지도 않고, 당연히 니가 해야할

밀린 숙제니 군말 말고 어서어서 하라고 재촉하니까요.

 

님은 옳고 그른 것만 판단하고, 상대방의 심리를 전혀 들여다보지 않고

내가 옳다고 그저 밀어붙이기만 했어요.

아내가 성인이니 당연히 뭘 해야할지 아는데 왜 안하냐. 이건 니가 나쁜 것 아니냐.

이렇게만 밀어붙이니 상대는 더 꼬이게 되는 겁니다.

바둑 둘 때, 어제 진 방식 그대로 두면 또 오늘 집니다.

그런데 전술을 달리하면 상대도 다르게 나오기 이길 수 있게 됩니다.

내 방식이 최고라고 계속 그것만 밀어붙이면 상대도 나오는 방법이 변하지 않는 겁니다.

 

-물론 제가 먼저 이렇게 갈등의 요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이혼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님은 갈등의 요인을 아내가 가사일을 참여안한다. 사회생활에만 집중한다고 보고

아내가 가사일 참여를 하고 사회생활을 어느 정도 포기해야 문제가 해결된다

보는데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가사일은 남에게 맡길 수 있는 것이고, 님이 이걸 강하게 요구하지 않으면 되는 겁니다.

남에게 맡기지도 않고, 요구하는 걸 멈추지도 않으면서 해결되길 바라는 건,

결국 아내가 백기를 들기만을 바라는 거죠.

국제사회에서 범죄국가에게 니가 나쁜 놈이니 니가 가진 폭탄 다 버리고

백기 투항해라고 말하던가요?

그래서 열받은 상대가 같이 죽자가 폭탄 쏴버리면, 그게 이긴 건가요?

왜 범죄국가를 강하게 다루지 않고 이것저것 원조하면서 달래는지 모르시나요?

내가 강하게 나가면 상대가 아무리 나빠도 역시 나에게 강하게 나온다는 걸 다 알지 않나요?

 

진정한 해결은요, ‘내가 피해를 안 입는 것이 진짜 해결입니다.

이혼하면, 님은 아무 피해없고 님 아이는 행복해지나요?

님 애를 너무 잘 키워주고 가사일도 다 해주고, 헌신적인 여자와 재혼할 거 같으세요?

타협은 나도 좋고 상대방도 좋아야 이뤄집니다.

상대방도 얻는 게 있어야 협상을 하죠. 일방적으로 자기는 원래보다 더 나빠지고

상대방만 얻는 게 있으면 뭣하러 협상을 하나요? 그냥 깨버리죠.

협상은 내게도 이득이 있으니 하는 겁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협상을 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더라구요?

상대방에게도 이득이 있으니 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나본데, 상대방도 이득이 없으면

뭣하러 협상테이블에 와서 앉겠어요?

그러니 님과 아내분의 협상에서는 목표를 정해놓고 하는 겁니다.


목표는, 집안에서 다툼을 없앤다.

이것입니다.

그래야 아이도 안정되고, 평화로운 가정이 되는 거죠.

그것을 위해 둘이 타협을 하는 겁니다.

 

 

*일단 싸움거리되는 가사일은 (나도 지치고 힘드니) 돈 들여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

*아내에게 가사일을 맡기지 않고,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는다.(자발적으로 본인이

하고 싶어 할 때까지. 영영 안하고 싶으면 그것도 어쩔 수 없고)

*아내의 사회생활에 대해 긍정적으로 관대하게 봐준다.

*대신 휴일에는 둘이 아이와 놀러가고 맛있는 것도 () 먹고 재미나게 보낸다.

*둘의 대화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 위주로 한다. 아이 매개로 대화의 물꼬를 튼다.

 

아내분도 이익이 크죠?

님도 이익이 큽니다. 가사일을 남이 해주고 아내와 싸울 일이 없잖아요.

우선 아이의 이익이 가장 큽니다. 부모가 싸우지 않고 자기 놓고 재미나게 이야기하잖아요.

 

우선은 이것만 협상하세요.

지키기도 쉽고 간단합니다.

이것만 1년을 유지해보세요.

아내에게 아무 것도 잔소리 안하고 요구 안하면... 아내 마음에 남편에 대한 미움이

줄어들고, 가사일에 대한 짜증도 사라집니다.

그러면 강요가 아닌 일에 대해서는 부담이 안생깁니다.

아내가 가정에 관심 갖게 하려면 절대 가정일에 대해 말하지 마세요!

잔소리하면 청개구리처럼 더 엇나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절대로 그 사람이 해주길 원하는 일에 대해 먼저

입을 떼선 안됩니다.

 

이 글 쓰느라 너무 시간이 들어갔네요.

더 쓰다간 읽는 분들도 힘들고, 저도 너무 시간이 들어가서 여기서 줄입니다.

 

 

 

'일상속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지외반증수술2  (0) 2018.01.09
무지 외반증 수술 1번  (0) 2018.01.04
생활의지혜  (0) 2017.07.25
남자보는눈을키워라  (0) 2016.05.20
1000배  (0) 2015.10.05